김남수옹 뜸 시술, 한의학계와의 3년 갈등 종지부
“침사 자격으로 뜸, 무방하다”

 
구당 김남수옹.

 

침·뜸 시술로 유명한 구당(灸堂) 김남수(96)씨가 침을 놓을 수 있는 자격만 가진 상태에서 뜸을 놓은 것에 대해 검찰이 의료법 위반 혐의로 기소유예 처분한 것은 헌법에 위반되니 처분을 취소하라고 헌법재판소가 결정했다. 이로써 뜸 시술의 불법 여부를 놓고 한의학계와 갈등을 빚어온 김씨는 합법적으로 뜸 시술을 할 수 있게 됐다.

헌재는 김씨가 뜸 시술을 불법 의료 행위로 판단해 검찰이 2008년 기소유예 처분한 것을 취소해달라며 낸 헌법소원 사건에서, 재판관 7(인용)대 1(기각)의 의견으로 인용했다고 27일 밝혔다. 기소유예는 혐의는 인정되지만 범행 동기나 정황을 참작해 재판에 넘기지 않는 것이다.

헌재는 “뜸 시술의 위해(危害) 정도가 그리 크다고 보기 어렵고 뜸이 침사(鍼士)에 의해 이뤄지면 위험성은 걱정하지 않아도 무방할 만큼 적다”며 “침사로서 수십 년간 침과 뜸 시술을 해온 김씨의 행위는 법질서나 사회윤리에 비춰 용인될 수 있는 것인데도 제대로 판단한지 않은 것은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밝혔다.

뜸 놓는 사람인 ‘구사(灸士)’는 일제시대 ‘침사’와 함께 운영된 자격 제도로 1962년 의료법 개정으로 한의사제도가 신설되면서 사라졌지만, 보건당국은 이전에 면허를 취득한 39명에 대해서만 침사와 구사를 인정해왔다. 김씨는 1943년 침사 자격을 얻었으나, 구사 자격은 없었다.

헌재 관계자는 “이번 결정은 1943년부터 침술원을 열어 오랫동안 침과 뜸 시술을 해온 김씨의 지식과 경험을 인정해 내린 판단”이라며 “다른 사람에게까지 확대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한한의사협회는 성명을 내고 “뜸 시술이 갖는 위험성과 전문성을 고려한 면허제도가 있음에도 이를 무시한 채 뜸 시술의 부작용이 작다는 이유로 면죄부를 준 것을 개탄한다”며 반발했다.

한편 서울북부지검은 지난 6월 구사 자격 없이 침뜸 교육을 해 100억원대의 부당이득을 챙기고 수강생들에게 ‘뜸요법사’ 같은 자격을 부여한 혐의 등으로 김씨를 불구속 기소해,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헌재 관계자는 “헌재 결정은 김씨의 시술 행위에 대한 것이어서 이를 교육하고 민간 자격을 운영한 사건에 대한 법원의 판단은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헌재는 작년 7월 의료인 면허가 없는 사람이 침이나 뜸 같은 시술을 할 수 없게 한 의료법 조항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렸으나, 김씨는 지난달 다시 이 조항에 대해 위헌법률심판제청을 했다.